한때 최고의 파트너였던 애플과 엔비디아.
하지만 이제 두 회사는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애플의 맥북에서 엔비디아 GPU를 찾을 수 없게 된 이유, 그리고 두 회사가 AI 시장에서 정면으로 부딪히고 있는 이유.
그 시작은 2008년 엔비디아의 GPU 대규모 결함 사건이었습니다.
1편에서 살펴본 것처럼, 이 사건 이후 애플은 엔비디아를 점점 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단순한 거리 두기가 아니었습니다.
애플은 엔비디아를 완전히 배제하는 결정을 내렸고,
마침내 2020년, 애플 역사상 가장 큰 반도체 혁신이 등장하며 두 회사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게 됩니다.
이번 2편에서는 엔비디아와 애플이 어떻게 완전한 결별을 맞이했는지, 그리고 현재 어떤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1. 엔비디아, 애플에서 퇴출당하다
2008년 GPU 결함 사건 이후, 애플은 엔비디아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잃었습니다.
하지만 갈등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① 라이선스 비용 요구 – 애플을 자극하다
2010년대 초반, 엔비디아는 애플에 GPU 기술 라이선스 비용을 대폭 인상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즉, 애플이 맥북과 아이맥에 엔비디아 GPU를 계속 사용하려면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엔비디아의 입장은 명확했습니다.
"우리는 최고의 GPU를 만들고 있고, 너희(애플)는 그걸 써야 한다. 그러니 비용을 더 내라."
하지만 애플이 그런 요구를 쉽게 받아들일 리 없었습니다.
애플은 고심 끝에 결단을 내렸습니다.
"이제 엔비디아 GPU는 필요 없다."
② 애플, AMD와 손을 잡다
애플은 엔비디아를 대체할 새로운 파트너를 찾아야 했고, 그 선택은 **AMD(구 ATI)**였습니다.
2011년: MacBook Pro에 AMD Radeon GPU 탑재
2013년: Mac Pro(일명 ‘쓰레기통’ 디자인)에도 AMD GPU 사용
2015년: 아이맥에 AMD Radeon R9 시리즈 적용
애플 입장에서 AMD는 완벽한 대안이었습니다.
엔비디아보다 라이선스 비용이 저렴했고, 애플이 원하는 대로 GPU를 맞춤 설계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성능 면에서 일부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애플은 그보다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2. 애플, 엔비디아를 맥OS에서 완전히 차단하다
애플과 엔비디아의 갈등은 단순한 제품 변경 수준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애플은 아예 엔비디아 GPU를 맥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시스템을 바꿔버렸습니다.
① 맥OS에서 엔비디아 드라이버 지원 중단
2018년, 애플은 macOS Mojave부터 엔비디아 GPU에 대한 공식 드라이버 지원을 중단했습니다.
이 말은 즉,
새로운 맥에서는 엔비디아 GPU를 사용할 수 없으며,
외장 GPU(eGPU)로 엔비디아 제품을 연결하더라도 성능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애플은 엔비디아와의 모든 연결을 끊으려 했고, 그 결과 맥에서 엔비디아 GPU는 점점 사라졌습니다.
② 엔비디아, 애플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다
엔비디아는 이 상황을 가만히 지켜보지 않았습니다.
자신들의 기술이 최고임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정치적인 이유"로 배제했다고 주장하며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끝까지 입장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엔비디아는 필요 없다.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간다."
그리고 이 선언은 곧 현실이 됩니다.
3. 2020년, 애플이 엔비디아를 영원히 떠난 날
2020년 11월, 애플은 자체 설계한 M1 칩을 발표했습니다.
이 칩에는 CPU뿐만 아니라, 애플이 직접 설계한 GPU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즉, 더 이상 AMD도, 엔비디아도 필요하지 않다는 뜻이었습니다.
① 애플의 GPU 독립 선언
M1 칩은 단순한 프로세서가 아니었습니다.
애플이 처음으로 자체 GPU를 설계하여 탑재한 칩이었으며, 전력 효율과 성능 면에서도 경쟁 제품을 뛰어넘는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2020년: M1 칩 (MacBook Air, Mac Mini, MacBook Pro 13인치)
2021년: M1 Pro, M1 Max (더 강력한 GPU 성능 제공)
2022년: M2 칩 (GPU 성능 추가 향상)
애플은 이제 맥에서 자체 GPU를 사용하며, 엔비디아와의 관계를 완전히 끊었습니다.
② 맥에서 엔비디아 GPU를 볼 수 없는 이유
현재 애플의 모든 맥 제품군에는
AMD GPU 또는
애플 자체 GPU만 탑재됩니다.
맥에서 엔비디아 GPU를 사용하려면 비공식 드라이버를 설치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macOS 업데이트와의 호환성이 좋지 않아 실질적으로 사용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4. 애플과 엔비디아, 이제는 경쟁자로 만나다
현재 애플과 엔비디아는 협력 관계가 아니라 치열한 경쟁자입니다.
특히 AI와 머신러닝 분야에서 두 회사는 정면으로 부딪히고 있습니다.
① AI 및 데이터센터 시장에서의 대결
엔비디아: AI 및 데이터센터 시장을 지배하는 기업. H100, A100 같은 AI 전용 GPU를 개발하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음.
애플: 자체 뉴럴 엔진(Neural Engine)을 포함한 M 시리즈 칩을 개발, 아이폰, 아이패드, 맥에서 AI 성능을 극대화하는 중.
서로 다른 방식이지만, 둘 다 AI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② 두 회사는 다시 협력할 가능성이 있을까?
현재로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애플은 자체 GPU 개발을 지속하며, 엔비디아의 기술에 의존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반면 엔비디아는 AI 및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하며, 다른 고객사들을 공략하는 중입니다.
5. 결론 – 협력에서 적으로 변한 두 기업
애플과 엔비디아는 한때 최고의 파트너였습니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GPU 결함 사건, 라이선스 비용 갈등, 그리고 애플의 자체 칩 개발이라는 흐름 속에서 두 회사는 결국 갈라지게 되었습니다.
이제 애플은 자체 GPU를 개발하며 독자적인 길을 걷고,
엔비디아는 AI 및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두 회사가 다시 협력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기술 시장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들의 움직임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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