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엔비디아.
이름만 들어도 떠오르는 두 거대 기업.
한때는 애플의 맥북과 아이맥에 엔비디아 GPU가 탑재되며 찰떡궁합을 자랑했지만, 지금 맥에서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를 찾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도대체 두 회사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번 1편에서는 애플과 엔비디아가 어떻게 협력하며 성장했는지, 그리고 그 관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1. 애플과 엔비디아, 최고의 시절 (2000년대 초반~2008년)
애플과 엔비디아의 첫 만남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애플은 맥(Mac) 제품군을 발전시키고 있었고, 고성능 그래픽이 필요했습니다. 이때 등장한 것이 바로 엔비디아 GPU였습니다.
2001년: Power Mac G4에 엔비디아 GPU 최초 탑재
2006년: 인텔 기반 맥북 & 아이맥 등장, 엔비디아 GPU 적극 채택
2008년: MacBook Pro에 엔비디아 9400M GPU 탑재 (당시 최고의 그래픽 성능 제공)
이 시기 엔비디아는 최고의 성능, 낮은 전력 소모, 뛰어난 그래픽 처리 능력으로 애플의 신뢰를 받았습니다. 애플은 MacBook과 iMac에서 엔비디아 GPU를 주력으로 사용하며 프리미엄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했습니다.
맥북에 탑재된 9400M GPU는 특히 혁신적이었습니다. 당시 경쟁사였던 AMD(ATI)의 칩보다 성능이 뛰어나면서도 배터리 사용 시간을 크게 향상시켜 애플 제품군의 강력한 무기가 되었습니다.
애플과 엔비디아의 협력은 서로에게 윈윈(win-win) 전략이었습니다. 애플은 강력한 GPU를 확보했고, 엔비디아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2. 엔비디아를 선택한 이유
애플이 2000년대에 엔비디아를 선호했던 이유는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① GPU 성능이 경쟁사 대비 우위
당시 엔비디아의 GPU는 경쟁사인 AMD(ATI)보다 성능이 우수했습니다.
그래픽 처리 속도가 빠르고
전력 소모가 적으며
발열도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애플은 그래픽 성능이 중요한 프로 사용자들을 위해 엔비디아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② 맥북과의 최적화
애플은 디자인과 배터리 효율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당시 인텔의 내장 그래픽은 성능이 부족했고
AMD GPU는 전력 소모가 많아 맥북의 배터리 사용 시간을 단축시켰습니다.
반면 엔비디아의 9400M은 적절한 성능과 전력 효율을 갖춰 맥북에 최적화된 GPU로 평가받았습니다.
③ 안정적인 공급망
애플은 제품 생산 계획을 세울 때 안정적인 부품 공급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당시 엔비디아는 꾸준히 GPU를 공급하며 애플의 신뢰를 얻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맞물리면서 애플은 주요 제품에 엔비디아 GPU를 탑재하는 전략을 유지했습니다.

3. 균열의 시작 (2008년~2010년대 초반)
애플과 엔비디아의 관계는 2008년 정점을 찍었습니다.
당시 출시된 MacBook Pro 모델에는 엔비디아의 GeForce 8600M GT GPU가 탑재되었고, 맥북 라인업에서도 엔비디아의 9400M 칩셋이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때부터 관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① 엔비디아 GPU 불량 사태 (2008년)
2008년 출시된 GeForce 8600M GT 모델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GPU 과열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
일부 제품에서는 그래픽 아티팩트(화면 깨짐) 문제 발생
결국 애플이 리콜을 진행하며 큰 손실을 입음
애플 입장에서는 엔비디아 GPU가 고객 신뢰에 큰 타격을 준 셈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엔비디아와 애플 관계의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② 엔비디아의 라이선스 비용 요구
이후 엔비디아는 애플에 라이선스 비용을 더 높게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엔비디아는 GPU뿐만 아니라 칩셋 기술 라이선스 비용을 올리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당시 애플은 이미 AMD(ATI)와 협력을 검토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갈등이 깊어지면서, 애플은 점점 엔비디아에서 멀어지기 시작합니다.
4. 1편 결론: 최고의 파트너였지만, 균열이 시작되다
2000년대 초반, 애플과 엔비디아는 서로에게 최고의 파트너였습니다.
애플은 고성능 그래픽 성능을 확보할 수 있었고, 엔비디아는 프리미엄 GPU 공급 업체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2008년 GPU 불량 사태와 엔비디아의 라이선스 정책 변화로 인해, 두 회사의 관계에는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균열은 2010년대를 거치며 더욱 깊어지게 됩니다.
2편에서는 애플과 엔비디아가 완전히 결별하게 된 이유, 그리고 현재 두 회사가 경쟁자로 변화한 과정에 대해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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