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용어, 상식

플라자합의는 시작이었다 – 미국은 일본을 어떻게 목을 조였나

by 티끌모아백억 2025. 4. 27.
반응형

"살살이 아니라, 계획적이고 철저하게 압박했다"



1985년, 뉴욕 플라자호텔.


미국은 세계 주요국을 불러놓고
"달러 너무 강하니 니네 통화 올려라"고 통보했다.
일본은 거부할 수 없었다.

**플라자합의(Plaza Accord)**로

ㆍ1달러 = 240엔 ➔ 120엔 (2년 만에 절반)

ㆍ엔화 가치 2배 상승


이론적으로 일본 수출은 치명타를 맞아야 했다.
하지만 일본은 오히려 반격했다.

금리를 대폭 인하하고
돈을 시장에 풀어내며
**버블경제(거품경제)**를 키워낸 것이다.



플라자합의 직후 일본의 폭발


ㆍ기준금리: 5% → 2.5% (1985~1987년)

ㆍ통화공급량: 4년간 약 50% 증가

ㆍ민간대출: 40% 이상 폭증


결과:

ㆍ도쿄 부동산 가치(1989년): 약 20조 달러

ㆍ미국 전체 부동산 가치(당시): 약 5~7조 달러

ㆍ니케이225 지수: 13,000포인트 → 38,915포인트 (4년 만에 3배 폭등)

ㆍ세계 시가총액 Top10 중 7개가 일본 기업


NTT는 전화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일본 GDP는 3.1조 달러로,
당시 아시아 전체(GDP 2.7조 달러)를 넘어섰다.



미국의 위기의식


플라자합의로 환율은 조정했지만,
일본 경제가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비대해지는 걸 보며
미국은 공포를 느꼈다.

단순히 수출을 줄이는 것으로는 부족했다.
이제는 일본 경제의 심장을 직접 조여야 했다.



ㅡㅡ미국의 본격적 경제 압박 작전ㅡ



1. 슈퍼 301조 발동 (1988년)

미국은 1988년
슈퍼 301조라는 무역 보복 규정을 발동한다.

> "일본이 미국 기업에 불공정 행위를 하면,
고율 관세를 때리고 시장 진입을 차단하겠다."



대상:

ㆍ일본 자동차

ㆍ일본 전자제품(특히 TV, 반도체, 가전제품)

ㆍ철강제품


**일본 자동차 수출은 '자발적' 수출 규제(VER)**를 받아야 했다.

일본 정부가 스스로 대미 수출량을 제한

도요타, 혼다, 닛산 등이 미국 시장 점유율을 인위적으로 낮췄다


이는 사실상
"수출하지 말라"는 명령이었다.





2. 반도체 전쟁 – 덤핑 제재

일본 반도체는 1986년 세계 시장 점유율 50%를 넘어섰다.

미국은 이를 견제하기 위해
일본 반도체 가격 덤핑을 문제 삼았다.

결과:

ㆍNEC, 도시바, 후지쓰 등 일본 반도체 기업은
미국 시장 판매에 엄청난 제약을 받았다.

ㆍ인텔, AMD 등 미국 기업은 반사이익으로 성장했다.


일본 반도체의 세계 점유율:

ㆍ1986년: 50%

ㆍ1995년: 30% 이하


약 10년 만에 일본 반도체 패권은 무너졌다.




3. 금융·보험시장 개방 강요

미국은 일본의 금융시장, 보험시장, 유통시장에
미국 기업 진출을 강제했다.

구체적으로:

ㆍ외국계 보험사의 일본 시장 진입 완화

ㆍ미국 은행과 금융기관의 일본 진출 허용

ㆍ소매업(예: 코스트코, 월마트) 일본 진출 압박


일본 내수시장조차
미국 기업들의 놀이터로 변해갔다.



4. 환율 변동 제한 – 루브르합의(1987년)


플라자합의 이후
엔화가 과도하게 강세를 보이자,
1987년 **루브르합의(Louvre Accord)**가 체결된다.

내용:

ㆍ주요국이 협력하여 환율 안정 유지

ㆍ지나친 통화 변동성 억제


일본은 환율로도 숨통이 끊겼다.
시장 메커니즘에 따라 수출경쟁력을 조정할 자유가 사라졌다.




추가 압박: 무역불균형 공개 망신주기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매년 일본의 "불공정 무역" 리스트를 발표했다.

"일본 시장은 닫혀 있다", "일본은 개방을 거부한다"는 식으로
국제여론전까지 펼쳤다.


이는 단순한 경제압박을 넘어
일본을 국제무대에서 외교적 망신까지 주려는 전략이었다.


결과: 일본 버블 붕괴


1990년대 초, 일본은행이 금리를 급격히 인상하면서
부동산과 주식시장이 붕괴하기 시작했다.

ㆍ도쿄 땅값은 70~80% 폭락

ㆍ니케이지수는 1992년까지 14,000포인트대로 추락

ㆍ은행 부실채권 폭발, 대형 금융기관 파산

ㆍ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았고, 기업 투자도 얼어붙었다.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에 돌입했고,
사실상 2025년 현재까지도
플라자합의 전 수준의 경제 활력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ㆍ1990년대 닷컴 붐과 금융자유화로 고성장

ㆍ세계 1위 경제대국 지위 공고화


경제 패권은 여전히 미국의 손에 있었다.




플라자합의는 단순한 환율조정 합의가 아니었다.

미국은

ㆍ환율 압박,

ㆍ관세 압박,

ㆍ시장개방 강요,

ㆍ금융 규제 완화,

국제 여론전까지
다양한 수단을 통해 일본 경제를 천천히, 철저히 조여갔다.


결국 일본은 스스로 무너지도록 만들었다.
목을 졸랐고, 일본은 숨이 끊겼다.



> "경제전쟁에서는 한 방의 총알보다
끈질긴 규제와 압박이 더 무섭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