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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뉴스

왜 대구·경북은 '미분양의 무덤'이 되었을까? 공급의 과욕, 수요의 착시, 그리고 사라지는 사람들

by 티끌모아백억 2025.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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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한민국 부동산의 가장 어두운 지도


2025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미분양 아파트가 가장 많이 쌓인 지역은 단연 대구와 경북입니다.

ㆍ대구: 미분양 8,807호, 준공 후 미분양 2,674호

ㆍ경북: 미분양 약 5,000호, 지방 전체 평균보다 훨씬 높음


이들 지역은 전체 미분양 주택의 약 20% 이상을 차지하며,
전국적으로도 ‘미분양 집중 위험 지역’ 1·2위를 다투는 지역입니다.
하지만 이 결과는 단순히 “집을 너무 많이 지었기 때문”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2. 이 지역만 유독 심각한 5가지 구조적 이유


① 공급 폭탄 – 수요를 초과한 ‘건설의 욕심’

대구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서울 다음으로 가장 많은 아파트를 새로 지은 도시입니다.
불과 5년 만에 약 13만 세대가 공급됐죠. (서울은 약 20만 세대)

이는 인구 240만 명 도시 치고는 과도한 물량이었고,
특히 수성구, 북구, 달서구 등에서 동시다발적인 대규모 단지 착공이 이뤄졌습니다.




② 빠져나가는 사람들 – ‘떠나는 도시’의 슬픈 현실

통계청에 따르면 대구는
6년 연속 인구 순유출을 기록 중이며,
특히 20~30대 청년층이 가장 많이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ㆍ2023년 기준 대구 청년 순유출: 약 1만 4천 명

ㆍ경북은 고령인구 비율이 23% 이상,
생산가능 인구 감소도 심각합니다.


결국, 집은 늘어났는데 살 사람은 줄어든 상황이 된 것입니다.



③ 분양 착시 – 실수요가 아닌 ‘투자 광풍’

2018년 2위를 오가던 인기 분양 지역**이었습니다.
100대 1 경쟁률을 보인 단지도 있었죠.

하지만 이 경쟁은 실거주 수요가 아닌
분양권 전매로 차익을 노리는 투자 수요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전매 제한이 느슨하던 당시, 대구는 ‘떴다방 자본’의 놀이터가 되었고,
지금 그 후폭풍이 미분양이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는 겁니다.




잘못된 도시계획 – 수요는 수성구에, 공급은 전 지역에

대구는 수성구와 나머지 지역의 주거 수요 격차가 큰 도시입니다.

수성구는 학군과 입지로 인기 집중 → 분양률 높음

동구, 달성군, 북구 등은 실수요 적음 → 미분양 집중


하지만 공급은 전 지역에 균등하게 분산됐습니다.
**“살고 싶은 곳엔 집이 부족하고,
살지 않는 곳엔 집이 넘쳐나는 역설”**이 만들어졌습니다.



⑤ PF 남발 – 검증 없는 돈의 홍수

2020~2021년 지방 부동산 규제가 완화되자,
건설사와 시행사들이 ‘지금 아니면 안 된다’는 분위기에 휩싸였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금이 대거 대구로 몰렸습니다.

문제는 수요 검증 없이 사업이 착공되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반경 2km 안에 10개 단지가 동시에 분양된 사례도 있었고,
그중 다수는 현재 분양률 30% 이하,
혹은 공사 중단 상태로 전락했습니다.



3. 지금 대구·경북 부동산, 얼마나 심각한가?


대구는 지금 미분양 아파트가 슬럼화될 위기에 놓여 있고,
경북은 분양률이 너무 낮아 사업성 자체가 없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4. 앞으로 회복할 수 있을까?


단기 회복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회복하려면 다음 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ㆍ인구 유입 회복 (일자리·기업 유치 등)

ㆍ공급 조절 (착공 축소, 미분양 정리)

ㆍ실수요 중심의 분양 전략 재정비


지자체와 정부도 일부 공공 매입이나 보증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이건 ‘연착륙’이지, 회복은 아닙니다.



5. 결론 – ‘집이 필요한 도시’가 아닌 ‘집만 넘친 도시’의 비극


대구와 경북은
‘사람이 사는 집’이 아닌,
‘팔려고 만든 집’을 중심으로 도시가 구성되었던 지역입니다.

그 결과,

ㆍ사람은 빠져나가고

ㆍ집은 텅 비었고

ㆍ건설사는 흔들리고

ㆍ금융도 위험에 빠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건설이 아니라 균형,
투자가 아니라 실수요,
탑다운이 아니라 사람 중심 도시계획이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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