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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용어, 상식

돈을 푼다고요? 왜 정부는 돈을 푼다면서 내 통장엔 아무것도 안 찍히는 걸까?

by 티끌모아백억 2025.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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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뉴스를 보다 보면 자주 듣는 말.

> “정부가 돈을 푼다.”
“한국은행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그럼 진짜로 돈을 푸는 거면, 내 통장에도 돈이 좀 들어와야 하지 않나?
도대체 누가 받는 건데? 어디에 푸는 거야?
그리고 그렇게 막 뿌려도 괜찮은 거야?

오늘, 그 궁금증을 아주 쉽게 풀어보자.



'돈을 푼다'는 건, 하늘에서 돈이 쏟아지는 일?


만약 진짜로 하늘에서 돈이 떨어진다면?

사람들은 기뻐하며 두 팔을 벌릴 테고,
길거리엔 지폐가 흩날릴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일이 현실에 있었다.

짐바브웨에선 하루 사이에 빵 한 개 가격이 2배씩 뛰었고,

독일에선 지폐로 壁지를 발랐으며,

베네수엘라에선 화장실 휴지보다 화폐가 더 쌌다.

왜일까?
정부가 ‘진짜로’ 돈을 막 찍어버렸기 때문이다.




정부는 진짜 돈을 찍지는 않는다. 대신 '시장에 흘려보낸다'


“돈을 푼다”는 말, 현실에선 이런 식이다.

인쇄기를 돌려 지폐를 찍는 게 아니라

경제 속으로 돈이 ‘더 많이’ 돌아가게 만들고

그 결과 소비·대출·투자·자산 가격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


쉽게 말해,
정부가 직접 ‘현금’을 나눠주는 게 아니라,
‘돈이 도는 물길’을 넓히는 일이다.





돈은 이렇게 시장으로 흘러간다


1. 한국은행이 국채를 산다

→ 은행은 그 대가로 ‘신규 자금’을 받는다
→ 이건 사실상 새 돈이다


2. 은행은 대출 여력이 커진다

→ 기업, 개인에게 돈을 더 빌려준다
→ 대출이 쉬워지면 소비와 투자가 늘어난다


3. 기업은 투자하고, 사람을 뽑고, 월급을 준다

→ 사람들은 그 월급으로 소비한다
→ 소비가 늘면 기업 매출도 오른다
→ 기업은 다시 투자하고, 주가는 오르고…

이게 바로 돈이 시장을 ‘돌아다니는 방식’이다.
직접 쥐어주진 않지만, 결국은 내 생활에 닿는다.




정부가 푸는 돈은 조금 더 직관적이다


정부는 세금이나 국채로 모은 돈을
인프라 사업, 복지, 지원금 같은 형태로 쓴다.

예를 들어,

ㆍ재난지원금 (2020년 전국민 지급: 1인당 최대 40만 원)

ㆍ공공 일자리

ㆍ도로·철도 건설

ㆍ소상공인 보조금


이 돈은 건설사 → 직원 → 소비시장으로 연결되며
경제를 움직이는 연료가 된다.




그런데, 그냥 돈을 마구 풀면 안 될까?


잠깐.
이렇게 좋은 거라면 그냥 왕창 풀면 되는 거 아냐?

그 생각을 실제로 실행한 나라들이 있다.


ㆍ독일 (1923) – 하루에 물가 10배 상승

지폐가 너무 많아져서 장작 대신 불쏘시개로 씀



ㆍ짐바브웨 (2008) – 인플레이션 1,000억 %

100조 짐바브웨 달러 지폐 발행

사람들은 미국 달러를 쓰기 시작



ㆍ베네수엘라 (2018) – 빵 하나 값이 한 달치 월급

정부가 돈을 너무 많이 찍어 국민은 화폐 대신 달러나 식량을 거래


결과는 모두 같았다.
화폐 가치 붕괴 → 외국 자본 도망 → 경제 마비

그래서 오늘날 대부분의 나라에선
‘직접 돈을 찍는 것’은 금기처럼 여긴다.



그래서 돈을 푼다면서 왜 내 통장엔 변화가 없냐고요?


왜냐하면 돈은 은행 → 기업 → 소비자 → 자산시장을 따라
먼저 ‘큰손’부터 적시기 때문이다.



ㅡㅡㅡ가장 먼저 웃는 사람은?ㅡㅡㅡ

ㆍ이미 자산을 보유한 사람

ㆍ투자에 발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

ㆍ대출을 잘 활용하는 사람


반면,
대출도 못 받고, 자산도 없는 사람은
물가 상승의 부담만 먼저 체감하게 된다.



돈을 푼다는 말이 들리면, 이렇게 생각해보자


“그 돈은 지금 어디로 흘러가고 있지?”
“나는 그 물길 위에 올라타고 있나?”
“아니면, 물가만 오르고 내 통장은 그대로인가?”

이 질문이야말로
경제 흐름 속에서 나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결론)

돈을 푼다는 건 단순한 ‘현금 살포’가 아니다


시스템 안에 더 많은 자금이 ‘돌게 만드는 기술’이다

그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면, 시장의 가장 끝자락에 설 수밖에 없다

반대로 흐름을 읽는 사람은, 물이 흐르기 전 그 길목에 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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