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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무너질 줄 누가 알았을까?” 그럼, 우리는 어떤 은행을 믿어야 할까
2023년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했습니다.
은행의 앱은 멀쩡했고, 주가는 나쁘지 않았으며,
자산은 ‘안전한’ 국채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단 이틀 만에 은행이 사라졌습니다.
이후 전 세계가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 “그럼 우리는 어떤 은행을 믿을 수 있을까?”

1. SVB는 나쁜 은행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이 묻습니다.
“SVB는 원래 위험한 은행이었지 않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ㆍ장기 유동성 비율(NSFR): 약 132%
ㆍ단기 유동성 비율(LCR): 약 75%
NSFR은 매우 우수한 수준이었지만,
LCR이 100%에 못 미쳤습니다.
그리고 문제는 바로 거기서 시작됐습니다.
뱅크런은 단기 유동성의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2. 우리는 은행의 무엇을 봐야 할까?
1) 고객 구조: 누가 예금하고 있는가?
SVB는 고객의 대부분이 스타트업이나 벤처캐피탈이었습니다.
개인 예금이 아닌, 고액 법인 예금 위주였던 것이죠.
불안이 생기면, 한꺼번에 전액 인출이 가능한 구조였습니다.
→ 일반 개인 예금자 비중이 높은 은행일수록 안정적입니다.
2) 유동성 지표: 위기에서 버틸 힘이 있는가?
ㆍLCR (단기 유동성): 30일 내 위기에 견딜 수 있는 능력
ㆍNSFR (장기 유동성): 1년 이상 자금 조달의 안정성
기준: 두 지표 모두 100% 이상이면 규제 기준 충족
SVB는 NSFR은 충족했지만, LCR이 낮아 즉시 지급 능력이 떨어졌습니다.
3) 자산 구성: 돈을 어디에 굴리고 있나?
SVB는 대부분의 자산을 미국 국채와 MBS에 투자했습니다.
장기 고정금리 채권은 금리 상승기에 급격히 손실을 봅니다.
팔 수도 없고, 안 팔면 현금이 없던 겁니다.
→ 자산이 고정금리 장기채에만 집중돼 있다면 경계해야 합니다.
4) 대출/예금 비율(LDR): 빌려준 돈이 예금보다 많다면?
LDR 100% 초과 = 대출이 예금보다 많음 = 유동성 부족 위험
적정 기준: 80~90%가 이상적
5) 수익성과 체력: 이익이 나야 위기에 버틴다
은행도 기업입니다.
지속적인 수익이 있어야 충격을 견딜 수 있습니다.
ㆍNIM (순이자마진)
ㆍROA, ROE (수익성 지표)

3. 국내 주요 은행들의 유동성 지표 (2025년 기준)

→ 세 은행 모두 규제 기준(100%)을 충족하고 있으며,
카카오뱅크는 LCR이 매우 높아 단기 유동성에 특히 강한 구조입니다.
결론 – 은행도 “깊이 들여다봐야 할” 대상이다
겉보기엔 멀쩡했던 SVB도
자산 구조, 고객 군, 유동성 비율이 위기 상황에 무방비였습니다.
> “내 예금이 있는 은행은 과연 얼마나 다를까?”
이 질문은 더 이상 과장이 아닙니다.
우리가 확인해야 할 것은 단순한 ‘이름값’이 아니라,
구체적인 숫자와 구조,
그리고 위기에서 버틸 수 있는 진짜 체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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