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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용어, 상식

〈1부〉 SVB 파산 – 단 하루, 은행이 사라졌다

by 티끌모아백억 2025.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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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돈은 과연 안전한가?” 실리콘밸리은행 붕괴의 전말


2023년 3월,
미국 16위권의 대형 은행이자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의 핵심 금융기관이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전격 파산했습니다.
이는 리먼브라더스 이후 최대 규모의 은행 파산이자,
디지털 시대에 은행이 얼마나 빠르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었습니다.



1. SVB는 어떤 은행이었나?


SVB는 단순한 지역은행이 아니었습니다.

ㆍ1983년 설립, 약 40년 역사

ㆍ자산규모 약 2,090억 달러 (한화 약 272조 원)

ㆍ미국 은행 중 자산기준 16위

ㆍ주 고객층: 벤처캐피탈, 테크 스타트업, 바이오기업 등

담보보다 ‘미래가치’를 기준으로 대출하는 독특한 구조


SVB는 기술 산업을 지원하는 ‘전문 금융기관’이자,
많은 나라의 혁신금융 모델이기도 했습니다.



2. 파산의 원인 – 채권에 쏠린 자산, 금리 인상의 덫


코로나19 이후 유동성이 넘쳤던 시기,
SVB는 늘어난 예금을
**미국 국채와 MBS(주택저당증권)**에 집중 투자했습니다.

그러나 2022년부터 시작된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은
이 채권들의 평가손실을 초래했고,
자산을 팔면 손실이 확정되고,
안 팔면 현금이 부족한 유동성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2023년 3월 8일, SVB는 약 18억 달러(약 2.3조 원) 손실을 발표

자본 확충을 위해 21억 달러 유상증자 추진
→ 이 발표가 예금자들의 불안을 폭발시킴





3. 뱅크런 – 인터넷이 만든 가장 빠른 붕괴


SVB의 고객들은 대부분 스타트업 경영진.
즉, IT에 능숙하고 네트워크로 촘촘히 연결된 집단입니다.

슬랙(Slack), 텔레그램을 통해 “빨리 예금 빼라”는 메시지가 확산

하루 만에 420억 달러(약 54조 원) 인출

자산 매각 실패 → 유동성 고갈 → FDIC(연방예금보험공사)가 폐쇄 조치



디지털 뱅크런은 과거보다 훨씬 빠르고 치명적이었습니다.



4. 리먼브라더스와 비교 – 시스템 리스크는 아니었지만





SVB는 시스템 전반을 무너뜨리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특정 산업에 집중된 은행, 고정금리 채권에 쏠린 자산,
고액 예금 중심 고객 기반이 위기 시 어떻게 위험해지는지를 보여줬습니다.



5. 주식시장 반응 – 전체는 아니었지만, 은행주는 패닉


SVB 파산 직후 미국 증시는 전체적으로 흔들리긴 했지만,
리먼 사태급 ‘전면 패닉’은 아니었습니다.

ㆍS&P500: 약 -1.5%

ㆍ나스닥: 일시 하락 후 반등

ㆍ하지만 중소형 은행주 중심 KBW 은행지수는 -16% 폭락

퍼스트리퍼블릭 등은 하루 40~60% 폭락 후 결국 파산


한국도 연쇄 반응:

KB금융, 신한지주 등 은행주 하락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

“우리나라도 괜찮은가?”라는 공포가 번지기 시작




6. 파산 하루 전까지도 괜찮아 보였다?


많은 스타트업들은 파산 하루 전까지도
SVB를 통해 급여 이체를 준비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3월 8일 유상증자 발표
→ 3월 9일 대규모 뱅크런
→ 3월 10일 FDIC 폐쇄

> 파산은 순식간이었지만,
그 원인은 그 전부터 조용히 쌓이고 있었습니다.





SVB는 경고였다

SVB는 겉보기엔 괜찮았습니다.
이익도 냈고, 자산도 국채였고, 규모도 컸습니다.


하지만 단기 유동성 부족, 고객 집중, 자산 미스매치가 동시에 터졌고,
인터넷 뱅킹 시대의 뱅크런은 은행을 하루 만에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 이 사건은 우리 모두에게 묻고 있습니다.
“당신의 은행은 SVB와 얼마나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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