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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뉴스

디플레이션 일본이 증시 고점을 찍은 진짜 이유

by 티끌모아백억 2025.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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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에 돌아온 사무라이 불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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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끝났다” 그 말이 틀린 이유부터 시작해보자


한동안 일본을 말할 땐 늘 따라붙는 말이 있었죠.

잃어버린 10년, 아니 20년, 이제는 30년

인구는 줄고, 생산성은 낮고, 물가는 안 오르고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도, 시장은 죽은 듯


그랬던 일본이,
2024년 니케이225 지수 42,000선을 돌파하면서
34년 만에 역사적 신고점을 뚫었습니다.


우리가 알던 '늙은 나라' 일본이,
갑자기 가장 핫한 주식시장이 된 거죠.

왜 이런 반전이 가능했을까요?
단순히 “엔화가 약해서”라고 치부하기엔,
그 안엔 꽤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숨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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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버블의 유령을 이겨낸 30년의 구조조정


1990년대 초, 일본은 부동산·주식 버블이 붕괴되며 전체 자산가치가 3분의 1로 증발했습니다.
니케이225는 1989년 38,915포인트에서 2009년엔 7,000선까지 폭락.

이후 일본 기업들이 한 일은 단 하나:

> "살아남기 위한 30년짜리 다이어트"



ㆍ채무 줄이기 → 부채비율 평균 60% 이하

ㆍ해외 사업 다각화 → 글로벌 매출 비중 50% 이상인 기업 증가

ㆍ내부 유보 강화 → 현금성 자산은 미국보다 많음


2020년 이후, 이 체질 개선이 실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ㅡㅡROE(자기자본이익률)ㅡㅡ

ㆍ2010년: 평균 5.8%

ㆍ2020년: 8.7%

ㆍ2024년: 12.3% 예상 (S&P500과 유사 수준)


특히 도요타, 소니, 키엔스, 닌텐도, 도쿄일렉트론 같은 기업은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도 수익성과 혁신성 모두 상위권입니다.



2. 일본은행, 증시의 숨은 플레이어


혹시 알고 계셨나요?
일본 중앙은행(BOJ)은 일본 증시 최대의 주주 중 하나라는 사실.

BOJ는 2013년부터 ETF를 매년 수 조 엔씩 매입해왔고,
2024년 기준 보유 ETF 총액은 **36조 엔(약 240조 원)**에 달합니다.

일본 최대 ETF인 TOPIX ETF 기준, BOJ가 20% 이상 보유

증시가 떨어지면 중앙은행이 사준다”는 심리 = 시장 안정성


이건 사실상 주식시장에 무제한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장치입니다.
다른 나라 중앙은행과는 차원이 달라요.

이러한 BOJ의 존재는 “바닥은 있다”는 투자자의 신뢰를 만들어줍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정책적 백업이 있는 시장으로 매력적이죠.



3. 엔화 약세는 무기다: ‘수출 강국’의 레버리지


2024년 4월 기준, 1달러 = 151~155엔.
이건 1990년대 이후 가장 약한 수준이에요.

왜냐고요?

ㆍ미국: 금리 5%

ㆍ일본: 정책금리 0.1%, 실질금리 마이너스

ㆍ금리가 벌어지면 → 엔화는 싸진다


그런데 이게 일본 수출 기업엔 황금 기회가 됩니다.

> “같은 물건을 팔아도, 환율 덕분에 수익이 20~30%는 더 납니다.”




ㅡㅡ실례로 보죠ㅡㅡ

ㆍ도요타자동차

북미 매출 35% 이상

2024 회계연도 순이익 예상: 4.5조 엔(+33%)



ㆍ닌텐도

게임 매출의 70% 해외

2024년에도 스위치 신작과 IP 확대 덕분에 이익 유지




ㆍ도쿄일렉트론(TEL)

반도체 장비 세계 3위

고객 대부분 TSMC, 인텔, 삼성 — 모두 해외



이런 기업들에게 엔화 약세는 이익 확대의 레버리지이자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선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합니다.



4. 외국인 자금, 돌아오다: 진짜 큰손의 귀환


2023년부터 일본 증시는 외국인 순매수 폭발을 겪고 있습니다.

ㆍ2023년 외국인 순매수: 21조 엔

ㆍ2024년 1분기까지 누적: 9조 엔 이상


왜 외국인이 일본으로 오고 있을까?


ㆍ미국 주식은 너무 비쌈: PER 25배, 테크 쏠림

ㆍ중국은 리스크 폭탄: 부동산, 규제 불확실성

ㆍ일본은 저평가 + 환차익 가능성


즉, 일본은
**“싸고, 안정적이고, 실적도 받쳐주는 시장”**이라는 희귀한 조합이죠.



5. 아직도 늦지 않았다? 일본은 여전히 싸다


마지막으로 밸류에이션을 비교해보면 명확해져요.

여전히 일본은 저평가 우량주 천국입니다.
게다가 최근엔 **정부 차원에서 자본 효율성 개선(ROE 중심 경영)**을 밀고 있어,
PBR 1배 이하 기업에는 적극적 개선 요구도 들어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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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디플레이션이 문제였을까, 구조가 해답이었을까


일본은 디플레이션이라는 병의 이름은 같았지만,
그 해법은 꾸준히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ㆍ30년간 체질 개선한 기업들

ㆍ버블과 위기를 이겨낸 재무건전성

ㆍ통화정책과 증시가 손잡은 전략적 구조

ㆍ환율, 자산 매력, 투자 신뢰가 동시에 작동한 드문 순간


그리고 마침내,
2024년 **"사무라이 불마켓"**이 깨어났습니다.




> "이제라도 늦지 않았을까?"



그건 누구도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건 이거예요:

“지금의 일본은, 과거의 일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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