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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뉴스

그리스는 왜 망했고, 일본은 왜 안 망했을까? – 빚더미 두 나라, 엇갈린 운명

by 티끌모아백억 2025.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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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는 참 많은 빚쟁이 국가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유난히 대비되는 두 나라가 있죠.
빚 때문에 망했다”는 대표 사례, 그리스.
그리고
“빚이 더 많은데도 멀쩡한” 일본.


신기하지 않으신가요?
그리스는 국가부도 위기를 겪었고,
일본은 GDP의 두 배가 넘는 부채에도 불구하고 경제대국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같은 ‘빚 많은 나라’인데, 왜 이토록 다른 길을 걷게 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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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둘 다 빚은 많았다 – 그런데 왜 결과가 다를까?


먼저 숫자부터 보겠습니다.

그리스는 2009년 기준, GDP 대비 부채 127%.

ㆍ일본은 2024년 기준, GDP 대비 부채 263%.



이쯤 되면 오히려 일본이 더 위험해 보여야 맞는 것 아닐까요?

그런데 그리스는 유럽연합과 IMF에 손을 벌리며 구제금융을 받았고,
국가 전체가 긴축재정과 실업률 폭등에 시달렸습니다.

반면 일본은…?
여전히 멀쩡합니다.
도쿄는 바쁘고, 도요타는 차를 팔고, 엔화는 국제통화로 인정받고 있죠.



2. 일본은 ‘돈 찍을 수 있는 나라’, 그리스는 아니었다


여기서 가장 결정적인 차이가 나옵니다.

일본은 자국 통화 ‘엔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 돈을 ‘찍을 수 있는 나라’라는 뜻이죠.
일본 정부가 빚을 내도, 자국 중앙은행이 국채를 사주면 됩니다.

그리스는 유로화를 사용합니다.
→ ‘돈 찍는 권한’은 **유럽중앙은행(ECB)**이 가지고 있죠.
→ 위기 때 자율적으로 대응을 할 수가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일본은 자국 안에서 돈을 빌리고, 갚고, 조절할 수 있었지만,
그리스는 외부의 통제를 받게 되었던 겁니다.



3. 빚의 구조도 다릅니다 – 누구에게 빚졌느냐가 중요하다


일본 국채의 약 90%는 일본 국민과 기관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 가족 간에 돈을 빌린 셈이죠.
→ 갑자기 갚으라고 압박할 일도 없고, 무너지지 않습니다.

그리스는 대부분의 국채를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 해외 자본은 신뢰가 깨지면 빠르게 돈을 빼버립니다.
→ 실제로 2009~2011년, 채권 시장은 그리스를 외면했고 금리는 치솟았습니다.


그러자 그리스 정부는 빚을 돌려막지 못했고, 결국
IMF, 유럽중앙은행, 유럽연합(EU)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게 됩니다.



4. ‘그리스 사태’ 그 이후 – 그들은 어떻게 됐을까?


그리스는 2010년부터 무려 3차례에 걸쳐 구제금융을 받았습니다.
대가도 혹독했습니다.

ㆍ공무원 임금 삭감

ㆍ연금 축소

ㆍ세금 폭등

ㆍ공공서비스 축소

ㆍ수도권 실업률 25% 돌파

젊은이들이 나라를 떠나는 ‘브레인 드레인’ 현상


한때 유럽의 문화 강국이자 관광 천국이던 나라가
긴축의 대명사, 부도국의 상징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지금은 어느 정도 회복세이긴 하지만,
‘부채 위기’의 그림자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는 아직도 독자적인 경제 주권을 되찾지 못했습니다.



5. 일본은 왜 아직 멀쩡할까?


일본도 위기는 많았습니다.
‘잃어버린 30년’, 저출산 고령화, 디플레이션…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 부채는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명확합니다.

ㆍ자국 통화 보유

ㆍ자국 중심의 채권 시장

ㆍ국제 신뢰도

ㆍ강력한 산업 기반

그리고 “꼬이면 돈 찍어서 푼다”는 금융 대응 능력


일본은 단순히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경제 시스템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서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6. 그렇다면 한국은 어디쯤 있을까요?


한국의 국가부채는 GDP 대비 약 55~60% 수준입니다.
그리스·일본에 비하면 낮은 편이죠.

하지만 한국은 또 다른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바로 가계부채입니다.

2024년 기준, 한국의 가계부채는 GDP 대비 106%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히는 수준입니다.

부동산 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카드론, 마이너스 통장… 너무 많습니다.


즉, **한국은 정부보다는 ‘국민이 빚에 시달리는 나라’**입니다.

그리스는 나라가 망했고,
일본은 정부가 빚을 냈고,
한국은 개인이 빚을 안고 있습니다.




7. 결론 – '얼마나 빚졌느냐’보다 ‘누구에게, 어떻게 빚졌느냐’가 중요합니다


ㆍ일본은 자국민에게 빚졌고, 자국 통화로 조절합니다.

ㆍ그리스는 외국에 빚졌고, 자국 통화도 없었습니다.

ㆍ한국은 국민이 은행에 빚졌고, 가계가 무너질 수 있는 구조입니다.


‘빚’은 숫자로만 보면 진실이 보이지 않습니다.
구조와 시스템을 이해해야 위기 대응이 가능합니다.




마무리하며

어쩌면 우리는
“국가부채가 많다 = 망한다”는 단순한 공식을 믿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일본은 망하지 않았고,
그리스는 그렇게 망했으며,
한국은 다른 방식으로 위기를 향해 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빚은 갚을 수 있을 때는 ‘도구’지만,
갚을 수 없을 때는 ‘함정’이 됩니다.
그리고 이 함정은… 언제든 닫힐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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